레쓰비, 러시아 국민커피 등극

일상 정보 2019. 10. 22. 11:52

연말까지 115만상자 최고기록 전망
스타벅스 등 제치고 90%대 점유율
극동지역 넘어 온장고 지원 확대 주효
‘시그니처’ 등 품목 다양화도 인기 한몫

러시아 ‘국민 캔커피’로 부상한 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가 올해 현지에서 최대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기존 거점인 극동지역을 넘어 꾸준하게 온장고 지원을 확대해온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프리미엄 브랜드인 ‘레쓰비 시그니처(라떼·아메리카노·마키아토)’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현지 입맛을 겨냥한 품목 다양화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캔커피 레쓰비는 러시아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 등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9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간 최대 판매량과 매출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달 중순 기준 올해 누적 판매량은 105만상자(상자당 30개)로, 최종 판매량은 115만상자 내외가 예상된다. 올해 예상 매출은 원화 기준 약 95억원 수준이다.

최근 러시아 내 레쓰비 판매량은 지난 2017년 71만상자, 지난해 94만상자 판매를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늘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시그니처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고, 지난해부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데 따른 것으로 롯데칠성음료 측은 분석했다.

또 기존 거점인 블라디보스토크 외에도 사할린, 캄차트카반도 등 신규 지역으로 온장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최근 성장세를 이끌었다.

물류적 이점 등으로 레쓰비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량은 블라디보스톡 등 극동지역에서 유통돼 왔다. 이 지역에서 음료를 판매하는 대부분 채널에서 레쓰비를 취급할 정도라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극동지역을 넘어서 온장고 지원 등을 적극 늘리면서 최근 시베리아, 모스크바 등 서부지역에서도 꾸준히 판매처가 늘고 있다.

과거 러시아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스틱 제품 외 RTD 제품은 전무했다. 러시아 소비자들 대부분 뜨거운 물에 타 마시는 커피믹스를 즐겼다. 이에 롯데칠성은 2000년대 들어 로컬 무역업체를 통해 레쓰비 제품을 극동 러시아 지역에 소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지에서 캔커피 음용 문화가 낯설다보니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다.

수출 초기인 2005년께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 바이어는 롯데칠성 측에 한국의 온장고 시스템을 현지에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어디서든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이 시스템이, 일년의 반이 추운 날씨인 러시아 시장에 적합할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롯데칠성은 2009년 블라디보스톡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온장고 지원에 나섰다. 현재 러시아에는 2만9000개 이상 레쓰비 온장고가 입점된 상태다.

공격적 판매처 확장과 품목 확대 등 전략도 시장 확대에 큰 몫을 했다.

현지 패스트푸드점 등에선 플라스틱 컵에 믹스커피를 타서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롯데칠성은 이같은 패스트푸드점을 포함해 버스정류장 인근 키오스크 등 주요 타깃 판매점에 마진을 제공해 기존 커피 판매 방식을 RTD커피 레쓰비로 바꾸도록 유도했다.

운영 품목 수도 국내에선 마일드·라떼 2종 뿐이지만, 현지에선 이를 포함해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카카오·모카 등 14종에 달한다. 믹스커피에 익숙한 러시아인을 겨냥해 믹스커피 제품도 수출 전용으로 제조해 유통하는 등 현지 소비자 입맛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신속한 제품 출시, 현지 맞춤 마케팅으로 레쓰비 등 롯데칠성음료의 다양한 제품들이 러시아에서 국민 음료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지속적 시장 확대로 러시아에서 캔커피 한류를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