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갈등 커지며 결국 계정 해지…양측 법적 공방 준비하며 첨예한 대립

66만 구독자가 넘던 채널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방송국으로 따지면 TV 채널이, 언론사로 치면 홈페이지가 사라진 셈이다. 

춤추는 곰돌’ 김별 씨. MBN ‘어느 별에서 왔나’ 캡처.

국내 유튜버 랭킹 300위 안에 드는 초상위권 유튜브 채널 ‘춤추는 곰돌’이 8월 22일 계정 해지됐다. 

춤추는 곰돌은 ‘아프리카TV’ 파트너 BJ기도 하며 댄스 및 공연을 버스킹 형식으로 꾸며 인기를 모았다. 

구독자 10만 이상 단위의 계정 해지는 저작권 신고가 누적돼 채널이 사라진 70만 구독자 ‘최고기’, 그리고 경영상 갈등으로 인해 채널이 사라졌다 최근 복구된 34만 구독자 ‘모트라인’ 이후 최대 사건이다. 

채널이 삭제되면 유튜버는 새롭게 채널을 만들어서 0명 구독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몇 만 단위까지 구독자를 모은 유튜버들은 “구독자 0명부터 시작하는 건 일종의 군대와 비슷하다. 한 번은 모르고 했지만 두 번은 정말 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이 채널은 왜 사라졌을까. 

취재 결과 앞서 언급한 모트라인과 결이 비슷한 동업자와의 갈등으로 보인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채널 출범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4년 11월 당시 춤추는 곰돌 닉네임을 쓰는 김별 씨는 아프리카TV에서 주로 활동했다. 

유튜브에서는 구독자 5000명에 불과했다. 김 씨는 친분이 있던 이랑 씨에게 자신의 유튜브를 관리해달라고 제안했다. 그 후 둘은 동업자의 길을 걸었다. 

이랑 씨 주장에 따르면 동업 조건은 다음과 같다.

아프리카 BJ였던 김 씨가 아프리카TV에서 받은 별풍선과 유튜브 슈퍼챗(유튜브 후원금)은 갖고, 대신 유튜브에서 나오는 광고수익은 콘텐츠를 만드는 이 씨가 100% 가져가는 구조였다. 

이 씨는 전업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촬영, 편집까지 도맡기로 했고 아프리카 방송도 도왔다. 

김 씨와 한때 잘 알았던 지인은 “유튜브 수익은 콘텐츠 만든 친구가 100% 가져가는 구조였다. 아프리카에서 받은 별풍선과 유튜브 슈퍼챗은 김별이 가져갔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유튜브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트레저헌터 측은 “아직 입장을 정리하는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아프리카 BJ들의 주수입원은 별풍선이다. 아프리카 BJ들은 대부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유튜브 광고수익도 중요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지명도가 높아져 아프리카에서 별풍선을 더 받을 수 있다. 이 씨도 당장은 수익이 없지만 추후 구독자를 많이 모으면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계약에 동의했다. 

이 씨는 처음엔 유튜브 채널에서 나오는 수익이 거의 없어 생활이 힘들었다고 한다. 이 씨가 공개한 계좌 내역에는 유튜브 채널 관리를 시작한 지 약 9개월 지난 2015년 7월 한 달 받은 돈이 60만 원에 불과했다. 그 전에는 30만~40만 원 정도였다. 이때도 이 씨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쓸 돈을 김 씨와 5 대 5로 나눠 냈다. 

이 씨는 “김 씨가 ‘지금 당장에 수익이 안나는 부분은 2014년 9월경 파트너 BJ로서 받은 아프리카TV 주식 스톡옵션을 3년 뒤에 팔아 너에게 모두 주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이 씨는 매일 아프리카 방송 녹화방송이 켜져 있는 것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집 밖으로도 잘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5년을 노력해 유튜브 구독자 66만을 만들었다. 

구독자가 늘면서 이 씨의 수입도 늘어났지만 갈등도 그만큼 커져갔다. 먼저 김 씨는 이 씨와 같이 살기 불편하다면서 이사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씨는 “김 씨와 같이 활동하는 ‘AF STARS’ 멤버의 인기를 키워야 한다고 이들의 개인 콘텐츠를 춤추는 곰돌 계정에 올리면서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며 “특히 최근 광고비로 1800만 원을 받았는데 광고 내용 기획, 촬영, 편집을 하고 유튜브 대표로서 올린 나에게 김 씨가 100만 원 준다는 말에 빈정이 상했다. 내가 따져서 겨우 300만 원 받아냈다. 이때부터 틀어져서 유튜브 대표에서 나가라는 사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자신의 아프리카TV 방송에서 “(이 씨가) 매일 아프다는 이유로 회사로 출근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영상 편집 역시 버스킹 풀영상을 제외한 하이라이트 등 영상 업로드가 늦춰졌다. 전에 있던 영상보다 퀄리티가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연초 김 씨는 직원 한 명에게 이 씨 업무를 인수인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 씨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김 씨가 유튜브 비밀번호를 바꾸면서 둘의 관계는 파국을 맞게 된다. 유튜브 설명란에 저작권을 이 씨 이름으로 적어뒀던 기록도 모두 삭제됐다.

66만 구독자 채널이었던 춤추는 곰돌 채널이 계정 해지 됐다.

이 씨는 자신의 저작권으로 등록해둔 영상들을 유튜브에 저작권 침해로 신고했고, 영상들은 속속 신고 처리가 진행되며 삭제됐다. 유튜브는 저작권 신고가 3회 이상 접수되면 계정이 해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춤추는 곰돌 채널도 계정이 해지됐다. 

현재 두 명의 입장은 동업자적 관계였다는 정도 외에는 엇갈리고 있다. 김 씨 측은 돈을 다 줬다고 하고 있고, 이 씨 측에서는 배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쪽 다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법적 다툼에서 동업 관계에서의 지분 문제나, 피해 보상 문제 등이 정해질 전망이다. 

김 씨의 유튜브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트레저헌터 측은 “회사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정리된 입장은 없다. 다만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고 답변했다.